[아이언 맨]과 [Across the Universe], 공화당영화와 민주당영화
[아이언 맨]과 [Across the Universe], 공화당영화와 민주당영화
  • 김영주
  • 승인 2008.05.09 2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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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의 영화로 보는 세상]

[아이언]은 공화당 영화이고, [어크로스]는 민주당 영화이다.  “영화이야기에 왠 공화당 민주당?”  “정치가 만사!”란 말이 있다.  그렇다.  정치는 단순히 정치하는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학문 예술 종교 과학 기술, 이 모두가 다 서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 촘촘한 연결고리를 꼼꼼히 말하자면, 책 10권 20권도 넘을 수 있다.  “모든 영화는 정치적이다.”  그러나 영화마다 정치이야기를 넣어서 말하려면 영화이야기가 김빠지고 지루할 수 있으니까 삼갈 따름이다.  영화를 제대로 보려면, 영화 안에 담긴 정치적 메시지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그걸 읽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다큐[대국굴기] 12편을 서너 번 보아 익숙해진 상태에서 만화[먼나라 이웃나라] 13권을 두어 번 읽고 난 다음에, 내 영화강의 1강 [그림 형제]와 [미녀와 야수], 2강 [모던 타임즈]와 [굿바이 레닌], 3강 [포레스트 검프]와 [펠리칸 브리프], 4강 [배트맨]과 [공각기동대], 5강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와 [다빈치 코드], 6강 [원초적 본능]과 [베터 댄 섹스]를 적어도 5시간에서 10시간쯤은 들어야 한다.( 앞으로 7강 [오페라 유령]과 [어크로스]를 하나 더 덧붙일까한다. )

▲ 영화 <어크로스>

[어크로스]에서 미국 민주당 냄새가 펄펄났다.  줄리 테이머 감독의 천재적인 표현력에 감동 먹었다.  이미 [프리다]에서 그녀의 내공과 외공에 넘치는 감동을 먹은 바 있기에, 이 영화에서도 감동 먹을 준비를 단단히 다지고 만났지만, 이번엔 존경을 넘어서서 그녀를 숭배하는 마니아가 될 지경에 이르렀다.  1960년대 말 베트남 전쟁을 둘러싼 미국의 대학가 풍경을 ‘비틀즈 노래 33곡’으로 엮어가는 뮤지컬 영화이다.  ‘프랑스 68혁명’과 함께 지구촌을 뒤흔든 그 시대상을 몸소 체험하고, 그 시절에 몰아친 ‘비틀즈 열풍’을 생활 속에서 몸으로 만나본 사람은 더욱 감동적일 게다.  난 그걸 몸으로 만나지 못했다.  비틀즈 노래는 70시절 후반에야 친구집 낡은 레코트판으로 우연히 만났고, 68혁명과 반전운동을 80시절 후반에야 책갈피의 숨겨진 틈새로 어렴풋이 알았다.  이 둘 사이의 연결고리는 90시절 후반에 ‘팝 100년사’나 ‘미국음악의 역사’를 비롯한 음악 다큐나 책을 찾아다니면서 점점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몸으로 체험한 80시절의 광주항쟁과 학생운동을 미루어 그 엇비슷한 몸맛은 알 듯 하다.  난 이 영화로 그녀를 내가 만난 ‘최고의 예술가’의 다섯 손가락에 꼽기로 확정하였다.  그녀의 영화를 이 좁은 마당에 글로 소개하기보다는, 여러분이 직접 [프리다]나 이 영화를 꼬옥 만나보시라!( 5/9~5/15일까지 광주극장 상영시간표 http://cafe.naver.com/cinemagwangju/ )  대중재미 B0 · 영화기술 A++ · 삶의 숙성 A+.( 내 삶의 지표는 ‘지금 일단 현실적으로’ 미국 민주당에 가깝기 때문에, 삶의 숙성에서 민주당 영화에 높은 점수를 주고 공화당 영화에 낮은 점수를 준다.  이 점에서 난 편파적이다.  ‘10년 뒤쯤엔’ 어떻게 변할지 모르고 ‘이상적으로는’ 또 다르다. )

▲ 영화 <아이언 맨>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영화의 거의 대부분이 미국영화이고, 미국영화의 대부분이 미국 공화당 이념을 담고 있다.  공화당 냄새가 가장 노골적이고 뼈 속 깊이 박힌 영화는 [포레스트 검프]이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해석이 [어크로스]와 정반대쪽이다.  [~맨]씨리즈도 상당히 그렇다.  매우 노골적인 [배트맨 포에버3] [베트맨과 로빈4] [스파이더맨 123]에 비하면, [아이언 맨]은 덜 노골적이고 덜 골수이기는 하지만 공화당 영화이다.  말초적으로 무지 재미있다.  시각적 현란함으로야 [트랜스 포머]보다 못하지만, 스토리의 짜임새나 액션의 현실적 리얼러티에선 [트랜스 포머]보다 좋다.  [트랜스 포머]가 거대로봇이 근엄하고 장대한 무게감을 주지 못했음에 비하여, 이 영화는 로봇의 이미지와 액션이 근엄하고 장대한 무게감을 준 게 무엇보다도 맘에 들었다.  화끈하고 단단하다.  [트랜스 포머]보다 더 재미있고, [스파이더맨2]의 재미에 버금간다.( 여주인공 기네스 펠트로가 너무 꾀죄죄해서 많이 거슬린다.  근데 그 여자 왜 그리 유명하지? )  대중재미 A0 · 영화기술 A0 · 삶의 숙성 C+

[아이언 맨]은 순전히 재미로 보시고, [어크로스]는 일부러 꼬옥 보세요.  이왕이면 영화관에서.  [어크로스]의 정치적 성격에 호감을 갖든 반감을 갖든, 이런 영화에 100만 명 넘도록 모여드는 세상이 되어야 할 터인데, 겨우 5만 명이 보았답니다.  쩝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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