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석 시조시인
간밤에 우던 여흘 슬피 울어 지내여다
이제야 생각하니 님이 울어 보내도다
저 물이 거스리 흐르고져 나도 울어 녜리라
* 여흘: 여울.
* 지내여다: 지나갔도다.
* 저 물이 거스리 흐르고져: 저 물이 거슬러 흐르고자. 저 물이 거꾸로 흐른다면. 저 물을 되흘려보낼(되돌릴) 수만 있다면.
* 녜리라: 가리라.
유난한 여울 소리. 심란한 밤. 밤새 내내 귓전에 부딪치던 ‘여울 소리’가 다음날도 쟁쟁하다. 다시 생각해 보니 이는 분명 ‘님(단종)의 울음’이라. 자신의 눈물을 되흘려 보내고 싶다는 것은 님의 눈물을 닦아내고자 하는, 님의 슬픔을 근본적으로 해소시키고자 하는 행위로서의 눈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울물을 거슬러 흐르게 하고 싶다는 것은, 단순히 단종의 슬픔에 대한 한 신하로서의 응답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추를 되돌려놓고 싶은 심정이기도 하거니와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자 하는 역사 복원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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