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어가는 우리 대나무
세계로 뻗어가는 우리 대나무
  • 범현이
  • 승인 2008.12.05 2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꿈꾸는 광양죽필 김선준(43)씨

▲ 우리문화의 세계화를 꿈꾸는 광양죽필 김선준씨.
작년 광양죽필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선준씨는 전혀 예술인 같지 않는 모습에 한 번 더 그의 얼굴을 들여다보게 한다. 사실 그는 공대를 나왔고 예술적인 감각은 타고난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아직도 대통령상 수상이 실감이 안난다”고 수줍게 웃는 그의 말에 겸손함이 느껴질 정도다. 2005년 산업자원부장관상과 2006년 전라남도최우수상을 수상한 광양죽필의 ‘만년필’과 ‘볼펜’ 등은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이번 대통령상 수상은 우리의 관광상품이 지니는 고부가가치의 상품력을 인정받은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전국관광기념품 공모전은 각 시도에서 예선을 통과한 수상작품들이 본선에 출전하는 형태로 공예인들에게는 매우 뜻 깊고 인정받은 빼어난 공모전이다. 

대나무가 만년필과 볼펜이 되다

남도를 대표하는 대나무는 생활과 이미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 차가운 속성으로 인해 한 여름 시원함은 물론이고 올곧게 하늘을 향해 뻗는 기상으로 절개를 지키는 선비의 대명사가 되었다. 김선준씨가 그 많은 종류의 나무들을 제쳐두고 작품제작에 대나무를 선택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 하늘을 향해 뻗는 기상으로 절개를 지키는 선비의 대명사인 대나무이기에 작가는 다른 나무에는 눈길한번 주지 않았다.

“곧고 굳음이 숭고한 ‘학자’를 상징하는 듯하고 하늘 높이 솟은 양은 예의바른 ‘군자’를 보는듯하며 속이 빈 모습은 마음을 비운 ‘도인’인 듯하고 쪼개지는 대쪽은 원칙을 지키는 ‘장군’이요, 사시(四時) 푸른 잎은 고결한 ‘선비’를 상징하는 듯하다”며 부여된 의미들이 좋아 취미로 시작한 공예가 작품과 상품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만년필의 소재가 플라스틱의 화학품이거나 스텐이나 스틸로 이루어진데 반해 김선준씨의 만년필과 볼펜은 대나무를 이용한 것이 중점이다. 대나무의 마디마디의 구성과 색감, 질감의 모든 것이 친환경적인 자연 그 자체이며 대나무를 구워 껍질을 벗김으로서 대나무 속살의 질감을 직접 사용자가 느낄 수 있게 제작했다. 

그뿐이 아니다. 대나무에 우리 전통 공예 기법을 사용해 모시, 흙, 금, 자개 등으로 치장해 우리 전통 미와 현대적인 세련미를 겸할 수 있도록 제작했으며 그중 단연 빼어난 기법은 옻칠로 마감한 제품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대나무꽃(대과에 속하는 다년생 상록목본) 대나무는 열대로부터 온대에 걸쳐 널리 분포하며 특히 비가 많은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자란다. 수명은 최고 150년으로 꽃이 필 때는 온 죽림이 일제히 핀 뒤 거의 말라 죽는다. 대의 종류로는 죽순대, 솜대, 오죽, 반죽, 산죽, 제주조릿대(신우대) 등이 있다. 

▲ 대나무는 열대로부터 온대에 걸쳐 널리 분포하며 특히 비가 많은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자란다.

“전 세계에 1,250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종이 자생 또는 재배되며 건축, 기구 제작, 장대 등으로 요긴하게 쓰인다. 이렇듯 사방지천으로 널려있는 대나무이지만 하나의 펜으로 마감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말리고 굽고 찌고를 반복해 비로소 상품의 가치로 태어나는 대나무는 극히 드물기에 그 회소성에 가치를 두며 명품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다”는 김선준씨의 대나무 예찬은 끝이 없다. 

▲ 작가의 손을 거친 대나무는 특별한 이를 위한 만년필이 되고, 볼펜이 된다.

관광객 혹은 개인 소비자들로 하여금 선택의 폭을 넓혀가기 위해서는 관광상품을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좀 더 많이, 깊이 생각하며 제작해야 한다며 “한국관광명품 중에는 저가용도 있지만 앞으로는 진정한 명품으로서의 제품 즉 고부가가치의 제품이 만들어져야하며 관광객들로 하여금 오랫동안 지니고 다닐 수 있고 소장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작품성 있는 명품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인간은 도구를 만드는 동물 이라고 할 만큼 인류초기에 발생한 생활 도구들이 시대적 생활 양식의 변화와 함께 발달해 왔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인간은 항상 자기생활을 풍부히 하도록 노력하는 가운데 주변의 자연물들이 생활도구로 등장한다.

▲ 대통령상을 받은 광양죽필은 예술인 같지 않은 외모의, 타고난 예술적 감각을 지닌 김선준씨의 손에서 비롯된다.
자연 재료들은 기후, 제도, 민족성, 과학, 종교 등의 사회요인에 따라 성장을 거듭해 석기시대에서 농경생활로 변하면서 짚이나 나무 또는 대나무 등 농기구가 출현되는 원시 미술이 형성되어 다양한 기술의 진전과 조형 미술을 높이면서, 오랜 세월동안 이어져 왔다.

한국의 전통공예는 각 분야에 따라 많은 종류가 있으나, 인류 역사와 함께 수 천 년 동안 이어오면서 시대의 상황에 따라 변화되고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러한 공예문화는 지역적 특성과 주변의 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받으면서 다양하게 변천되고, 생업과 함께 전통으로 이어져 현대에 이르게 된 것이다. 

“대통령상을 수상한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관광 상품으로 한층 격을 높일 생각이다. 또, 이제 시작하려하는 후배들에게도 지도와 협력을 아낌없이 할 예정이며 다른 상품들과 공동체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

문의 : 061-762-1188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