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기능성 추가, 광고비 이유 가격 올려
학교들 자율구매 방침…교복선정위 구성 애로
학교들 자율구매 방침…교복선정위 구성 애로
“원자재 값이 오르고 교복에 기능이 추가됐다.”
지난 2일 광주시내 교복 판매점 5곳을 기자가 직접 돌아본 결과 스쿨룩스, 아이비, 엘리트, 스마트 등 4대 유명 교복업체 평균 교복 가격은 25만원 선이었다. 여기에 셔츠 3만5000원, 갈아입을 바지 6만원 등 여벌을 구비하려면 모두 34만원 정도가 들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I업체는 기본 세트가 18만8000원이었고, 여벌까지 맞출 경우 약 25만원 선. 경우에 따라 가격이 6만원에서 10만원 차이가 났다.
I업체 판매자는 “우리도 팸플릿을 만들기는 하지만 다른 업체들에 비해 가격이 낮은 것은 광고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또 “같은 가격이면서도 재질에도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교복 업체들은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경쟁보다는 새로운 기능들을 끊임없이 출시하는 것에 열을 올리고 있는 듯 보였다. 그리고 그 기능들을 강조하기 위한 광고에도 집중하고 있어 해마다 가격이 오르고 있다.
나정숙 교육소비자문제연구원 원장은 “교복 업체들이 원단을 자주 바꾸는데 이럴 때 유명 연예인들을 활용한 광고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나 원장은 “유명 연예인들이 나오는 교복 광고가 학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며 “유브이(UV) 가공 원가는 200원인데 완제품의 가격이 상당히 오르는 것은 지나치게 광고에 돈을 많이 지출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5일 방송된 MBC 교양프로 ‘불만제로’에서도 이를 지적하며 코르셋 지퍼에 매직포켓, 라이크라 원단에 탈부착 조끼까지 등장한 신상품 교복들이 나날이 업그레이드되는 각종 부가 기능들 때문에 2년 사이에 또 다시 가격이 3만~5만원이 올랐다고 방송했다.
하지만 교복 공동구매를 하게 될 경우 이런 거품들을 빼면서 절반 가격에 교복을 살 수 있다. 그럼에도 학교 자체적으로 교복 공동구매가 쉽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공동구매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신입생 교복 선정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 특히나 교복 선정과 관련해서는 신입생들이 주가 되기 때문에 신입생 학부모들이 위원회에 포함돼야 한다. 그러나 2월에 진학 학교가 결정되고 3월부터 새 학교에 등교를 하게 되는데 위원회를 꾸릴 시간적인 여유가 너무 부족하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대부분의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알아서 구입하게끔 하고 있다.
이영선 참교육학부모회 사무국장은 이를 해결하는 두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하나는 교복 입는 시기를 늦추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첫 등교 시부터 입게 하려면 기존의 위원회에서 교복공동구매를 하는 것이다.
이 국장은 “실제 학교에서 급식 업체나 앨범 제작 업체들을 공개입찰하고 있는데 유독 교복만은 잘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좋은 취지가 각 학교가 자기 책임을 방기하면서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몇 몇 학교에서는 기존에 있던 위원회가 미리 교복 공동구매를 통해 시중 가격의 반값에 구입하는 곳도 있었다. 교복 공동구매를 하고 있는 석산고의 한 교사는 “기존 학부모들로 구성돼 있는 위원회에서 공동구매로 교복 업체를 입찰해 13만3000원에 교복을 구입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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