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지켜야 한다”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
  • 김영대 기자
  • 승인 2009.03.0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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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사회 청소 해고노동자 장혜숙 분회장

장혜숙(53·여) 분회장은 지난달 28일 S업체로부터 “계속 일하게 될 사람들은 미리 연락이 닿았을 것”이라며 “연락받지 못한 사람들은 앞으로 안 나와도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퇴근 무렵 S업체 관계자가 해고 통지를 한 시간은 1분도 채 되지 않았다. 정말 간단했다.

“이력서, 등본 2통, 통장사본까지 내라고 해서 냈다.”

청소용역업체가 지난 1일부로 바뀌기는 했지만 고용승계는 이루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14명의 청소 아주머니 중 10명이 해고당했다. 노조에 가입한 노동자들을 ‘길들이기’ 위한 것이라는 의문을 낳고 있다.

장 분회장은 “이번에 해고된 10명은 모두가 공공노조 조합원들이다”고 밝혔다.

장 분회장은 “비록 청소업무지만 2명씩 팀을 이루고 있다. 업무 시스템을 이해하고 서로 파트너십이 이뤄져야 효율적이다”며 “새로 일하게 될 사람도 나중에 잘 하겠지만, 그 시간은 회사 입장에서도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말했다.

장 분회장은 “그런대도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인력을 잘랐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장 분회장은 현재 대학생 두 명에 고등학생 한 명의 자녀를 둔 가장이다. 84만원 정도의 월급으로 생활하기도 빠듯하다. 아이들 학비는 대출을 받아서 해결하고 있다. 앞으로 갈 길이 참 멀다. 그래서 이 일자리를 지켜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장 분회장은 “돈도 못 받는데 뭐 하러 청소해주냐”라는 핀잔을 듣지만 “일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지금껏 해온대로 매일 나와 청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분회장은 “여기서 일을 하는 아주머니들 대부분이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며 “어떤 이는 뇌졸중으로 쓰러진 남편이 있고, 어떤 이는 80세 노모를 모시고 있다”고 말했다. 해고된 와중에 돈도 받지 못하지만 청소를 하면서 일자리를 지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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