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공단 D산업 노조 설립 마찰
하남공단 D산업 노조 설립 마찰
  • 김영대 기자
  • 승인 2009.06.0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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勞 “탈퇴서 강제작성 종용”…社 “자발적” 해명

타이어를 재생하는 광주 D산업 노동자들이 지난달 29일 광산구청에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제출했지만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측의 회유·협박으로 노조가 깨질 위기에 놓였다.

광주지역금속지회와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등 50여명은 4일 광주 하남산단 D산업 앞에서 분회 결성 보고 및 노동탄압 규탄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노조 탈퇴를 강요하는 회유와 협박을 즉각 중단하고 조합원에 대한 부당한 징계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 지난달 29일 광산구청에 조합설립 신청을 낸 D산업 노조가 사측의 회유·협박으로 깨질 위기에 놓였다. 광주지역금속지회와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등 50여명이 지난 4일 광주 하남 D산업 앞에서 노동탄압 규탄 대회를 열었다.

한 분회원은 “회사가 노조원이라는 이유로 회사의 주요 핵심 작업인 트레드(타이어 마모된 부분을 벗겨내고 그 부분에 새 고무로 교체하는 작업)에서 여기저기 불려 다니는 잡일로 부서를 옮기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에게 탈퇴서를 쓰게 하면서 ‘자주적, 스스로’라는 말을 반드시 포함시켜 ‘조합을 탈퇴한다’는 문구를 적게 하고 있다”며 “회사에서 일률적으로 탈퇴서 양식을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분회장 최모씨는 “회사는 목표 생산량을 해마다 늘렸고 지난해까지 계속 달성해 왔다”며 “하지만 인원은 그대로고 임금은 항상 최저임금에 머물러 있다”고 노조 결성이유를 밝혔다.  또 “회사에 병원비를 지원하는 사원복지제도가 있지만 산재를 당했을 때 혜택이 전혀 없다”며 “병원에 입원해도 회사는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해 나와서 일하라고 독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이어 “회사 과장급들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작업 환경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인정하면서 조합을 없애면 처우를 개선해주겠다며 회유하고 분회를 와해시키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노조설립에 동의한 13명의 노동자 중 현재는 분회장과 부분회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탈퇴서를 작성한 상태다. 

3일 D산업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분회장에 대한 징계는 회사 규칙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의 탈퇴는 어디까지 자발적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서 이동이나 탈퇴서 작성 요구 등에 대해서는 “답변할 입장이 아니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한편 금속노조 광전지부, 광주지역금속지회는 사측 대표이사와 면담을 요청했지만 사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광주지역금속지회는 사측이 노조를 인정하고 함께 노동 여건을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분회장과 함께 D산업 앞에서 계속 선전전을 벌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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