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생들의 자살과 중도탈락이 늘고 있다. 입시경쟁교육 때문이다. 최근 일반학교의 자율형 사립고 전환이 이를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율형 사립고의 출현으로 현재 등록금이 2.9배 더 인상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위원을 만나 자율형 사립고의 문제점과 학생들이 미래교육의 주체가 돼 가는 자연스런 흐름에 대해 들어봤다.
▲ 자율형 사립고가 ‘귀족 학교’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율형 사립고는 이명박 정부의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에 따라 시작된 것이다. 자율형 사립고 100개, 농·산·어촌 기숙형 공립학교 150개, 마이스터고 50개 등 다양한 특성을 지닌 학교를 만들어 학교 운영을 자율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교육과정과 학생선발을 자유롭게 하고 등록금을 3배까지 올릴 수 있게 했다. 그렇지만 학생등록금 대비 재단전입금은 5%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학교 운영상 부족자금은 학생 등록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이제 고등학교에서도 1년 학비가 1,000만원을 넘길 것이라는 우려가 여기서 나온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우수한 교사를 충원하기 위해 학비를 올릴 수도 있다. 결국 돈 있는 집 아이만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귀족학교가 될 수밖에 없다. 평준화의 해체로 가난한 아이들은 교육에서 기회의 평등을 보장받지 못하게 된다.
▲ 교과편성의 자율성 때문에 ‘입시경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 예를 들어 대합입시에 맞춰 표준 도덕시간 2시간을 1시간으로 줄이고 수학시간으로 할애할 공산이 크다. 결국 입시학원처럼 운영이 되는 것이다. 이는 종합적인 사고보다 편향된 사고를 기르게 할 가능성이 크다.
▲ 최근 4년간 광주에서 학생자살과 학업 중도탈락자들이 늘고 있다.
중도탈락자와 자살자가 느는 것은 무엇보다 사회양극화 때문이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정신적 빈곤함까지 커진다. 저소득층의 아이들은 대개 이런 원인으로 학교에서 이탈하게 된다.
다음은 학생들을 조이는 성적과 각종 생활규제 때문이다. 자유분방한 청소년 시기에 많은 규제와 성적을 잘 받아야 한다는 부담이 아이들을 도망치게 만든다. 입시위주 교육을 강화하면 이런 추세는 계속 될 수밖에 없다.
▲ 현재 교육체계에서 학생은 어떤 위치에 있는가.
도덕·지적·기능적인 면에서 뛰어난 사람이 많은 국가가 강대국이다. 그래서 국가적으로 교육은 굉장히 중요하다. 전근대는 국가가 개인의 행복에 우선했다. 현대는 국가도 중요하고 개인의 행복도 중요하다. 교육에서도 학생이 중요해졌다. 처음 전교조가 교육주체로 교사·학부모·학생을 들었는데 점차 학생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학생의 인권과 권리가 존중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측면에서 학생인권조례제정 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학생 없는 교사는 있을 수 없다. 교사는 학생을 위해 존재한다. 과거에는 사회가 학생들의 미래상을 미리 정해놓고 거기에 맞추도록 했다. 하지만 이제는 학생이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에 맞춰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이 교육의 중심에 서게 되면 교사와 부모들의 인권도 자연스럽게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인터뷰] 장휘국 교육위원, “이제 학생이 교육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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