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투쟁노선 변화오나…“원내 투쟁 우선”
민주당, 투쟁노선 변화오나…“원내 투쟁 우선”
  • 강성관 기자
  • 승인 2009.08.14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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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위의장' 박지원 행보 관심…당내 역학구도 변화올까
▲ ⓒ 박지원 의원실 제공
'DJ의 복심(腹心)’ 박지원(전남 목포) 의원이 민주당 정책위원회의장에 기용되면서 ‘DJ의 입’에서 ‘정치인 박지원’으로 설 수 있는 확실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그는 늘 김대중 전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보좌하는 ‘영원한 비서실장’으로서의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박지원 의원의 정책위장 기용은 민주당의 대여 투쟁 전략과 당내 역학구도에 어떤 변화가 올지 벌써부터 관심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박 의원의 정책위장 중용은 대여 투쟁에서의 협상력을 키워나가면서도 선명 야당으로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측면이 있다”면서 “정책위장으로서 박 의원은 당내 영향력을 확보하면서 역학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면적인 당내 부상이 주목되는 점은 ‘DJ의 복심’이라는 점도 빼 높을 수 없지만, 청와대 비서실장과 문화관광부 장관, 대북 특사 등 요직을 섭렵한 데서 나오는 그의 정치적 중량감 때문이다.

그는 지난 5월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지고도 이겼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당내에서 그가 지닌 정치력을 확인시킨 바 있다. 특히 천성관 전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그를 낙마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청문회 스타로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우선 박 의원의 정책위장 중용으로 ‘등원(登院)론’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지난 6월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한 특강에서  ‘주국야광(낮에는 국회에서 싸우고 밤엔 광화문에서 싸운다)’이라는 표현을 빌어 장외투쟁 보다는 국회 내 투쟁을 강조해 왔다. 그는 당내 대표적인 ‘등원론자’다.

박 신임 정책위의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정전반을 조목조목 짚어가면서 야당은 아무래도 비판과 견제를 통해 존재감을 확인시키고 대안을 내서 국민에게 희망을 제시하는 것이다”며 “감동적인 양보와 타협을 통해 새로운 민주당을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장외투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야당의 가장 강력한 투쟁 장소는 국회”라며 “내 소신은 어떤 경우에도 원내투쟁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장외투쟁)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고 강조했다.

반면 정세균 당 의장은 등원론에 대해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고 잘라 말하고 “미디어법 원천무효화가 성사될 때 까지 장외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박 의원과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등원론을 두고 정세균 의장, 이강래 원내대표 등과 박 신임 정책위장 사이에 긴장 관계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박 정책위장의 행보에 따라 당내 역학구도 변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정책위장은 “민주당 대표는 정세균 한 사람이다”며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때로는 내부 비판과 견제도 하겠다”고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조차 받지 못했던 박 정책위장은 당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정치적 운신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그가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지 그의 행보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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