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등록금에 멍드는 상아탑, 해법없나
고액 등록금에 멍드는 상아탑, 해법없나
  • 장현준 기자
  • 승인 2009.09.21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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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은 반쪽…‘등록금 상한제’ 병행해야
교과위 의원들 발의, 입법 현실화 될지 관심

 

▲ 등록금 1천만원 시대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이에 대한 방안이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다. 등록금 상한제 등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실화 될지는 의문이다. 사진은 고액 등록금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대학생들의 포퍼먼스다.(시민의소리 자료사진)
대학을 다니는 동안 학자금 대출을 받아 생활했던 편가연(가명·여)씨는 학기 중 매일 6시간씩 극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학비와 생활비를 스스로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올해 졸업을 앞둔 편씨가 이자를 포함해 갚아야 할 돈은 1000만원. 결국 편씨는 졸업 유예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그 당시 학자금을 대출받는 것은 ‘미래의 투자’라고 생각했다”며 “그 투자는 이제 감당 못할 빚이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학등록금 1000만원 시대. 학자금 신용불량자 1만명 시대.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대학생들은 ‘빚쟁이’가 되어가고 있다. 대학등록금 문제는 이제 대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민 가정의 문제, 전 사회적인 문제이다.

지난 7월30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제도’를 발표했다. 이 제도는 경제위기 속에서 나날이 치솟는 등록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희소식이다. 당장 등록금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우려를 없앴기 때문이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제도’는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부담 없이 학자금을 빌리고 취업한 이후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 그러나 중요한 건 이 제도가 과연 “이제 자녀 등록금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라는 교과부의 호언장담처럼 학부모·학생들을 등록금 부담에서 해방시켜 줄 방안이냐는 것이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제도’는 분명 지금까지의 학자금 대출보다 진일보한 제도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록금을 그대로 둔다면 당장의 고통을 미래로 떠넘기는 데 그칠 뿐이다. 등록금 수준을 사회적으로 합의하고 규제해 대학이 함부로 올리지 못하도록 하는 ‘등록금 상한제’와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각 대학에서 등록금을 천정부지로 올리고, 나중에 졸업하고 갚으라고 하면 등록금 빚을 갚느라 평생 동안 고통의 짐을 지게 된다”며 “후불제가 취지에 맞으려면 등록금 상한제가 병행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민주·민노당 의원들과 55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등록금대책을위한시민사회단체전국네트워크’가 ‘등록금상한제’ 도입을 촉구하고, 교과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등록금 상한제’를 발의하는 등 9월 정기국회에 등록금 문제 해결에 대한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번 가을 국회에 대학생들의 숨통을 틔워줄 법안이 실현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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