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 씨앗만 가져가는 한국사회”
“1등급 씨앗만 가져가는 한국사회”
  • 최유진 기자
  • 승인 2009.11.02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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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공동체 ‘희망’ 학생독립운동기념 게릴라 대작전
‘두발자유’ 등 학생·청소년 요구안 들고 거리에 나서

지난 1일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 80돌을 기념해 지역 청소년들이 뭉쳤다.

‘두발 자유’ ‘소지품, 신발, 교복 등 학교 규제 반대’ ‘강제 야간 자율학습 반대’ 등 학생·청소년의 요구를 들고 나선 것.

▲지난 1일 동구 금남공원에서 100여명의 학생·청소년들이 '광주지역 청소년 10대 요구'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100여명의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3시 동구 금남공원에서 ‘광주지역 청소년 10대 요구’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작년 촛불 집회 때부터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해 왔다는 정해철군(광주공고·1).

▲ 정해철군.
정 군은 “청소년들이 이런 얘기를 할 때 ‘공부나 해’라고 딱 잘라 반대하는 어른들이 많다”며 “우리도 사고할 수 있는 하나의 인격체다.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말했다.

“어른들이 말하기를 청소년이 나라의 희망이라고 한다”며 “그런 희망이라면 꿈을 꾸게 하고, 새싹이라면 꽃을 피워주게 해야 한다”라고 말을 이어 나갔다.

그는 “하지만 어른들은 1등급 씨앗만 가져간다”라며 입시 중심의 한국 교육을 비판했다.

정군은 또 “헌법이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며 “그런데 왜 우리는 학교에서 머리를 강제로 밀려야하고, 인격 모독적인 욕설을 들어가면서 공부를 해야하는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태연 ‘희망’광주지부 활동가는 “80년 전 일본 제국주의를 대항에 싸웠던 선배들의 정신이 ‘학생의 날’을 만들었다”며 “현재 청소년들이 그 날의 정신을 계승해 교육 현장에서 자행되는 인권의 문제를 말하고자 한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참자가 강보현씨(전남대·4)는 “부모님이, 선생님이 시키는 데로만 공부하고 시험을 보고 대학에 들어왔다”라며 “진정 우리가 원하는 것을 펼칠 수 있게 하는 교육 환경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연소 참가자인 김은혜양(금호중·1)은 “청소년자원봉사활동센터에 신청을 해서 오게됐다”라며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일도 이곳에 와서 처음 들었다”라고 말했다.

김 양은 이어 “처음엔 봉사활동 점수 때문에 왔지만 그 보다 더 큰 걸 얻어간 것 같다”며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가르쳐주지 않은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서 알게 되고, 우리들의 인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사)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이 지난 10월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에서 학생 및 청소년 240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순위는 1위 두발 자유(37.5%, 769명) 2위 학교 규제(소지품, 신발, 교복, 동아리제한)(22.1%, 454명) 3위 강제야자·보충학습(11.7%. 240명) 순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빡빡한 시간표 (9.1%, 220명) △적성에 맞는 공부(7.7%, 159명) △차별(실업계고 , 비인간 적)(7.6%, 156명) △체벌(5.7%, 118명) △학교 예산 낭비(5.4%, 111명) △입시 경쟁(4.7%, 97명) △성희롱 문제(4%, 82명) 등의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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