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때 나고야로 끌려가 미쓰비시중공업 근로정신대에서 강제노역을 했던 양금덕 할머니(82·사진)가 102주년을 맞는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기념해 광주 지역 여성단체가 수여하는 ‘3·8여성상’을 수상했다.
지역 10여 개 여성·시민·사회·문화·인권단체들로 구성된 시민단체가 여성의 날을 맞아 지난 6일 오후 YWCA(북구 유동 소재) 대강당에서 연 ‘광주여성대회’ 자리다.
단체는 앞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는 ‘세계 여성의 날 102주년’과 ‘경술국치 100년’을 맞은 해이다”며 “식민 역사의 가장 큰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반전·평화의 메시지를 몸소 알려내고 있는 양 할머니를 ‘제5회 광주 3·8여성상’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양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당시 13살의 나이로 일본에 끌려가 해방 이후 ‘일본에 다녀온 여자’라는 꼬리표와 사회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고 미쓰비시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사과를 요구해 ‘근로정신대’ 문제를 세상에 알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황정아 여성단체연합대표는 “양금덕 할머니 본인의 삶은 일제에 의한 피해와 차별, 그리고 그것을 철폐하기 위해 오랜 기간 투쟁한 고초로 얼룩졌다”며 “밖으로 들어내기 어려운 사회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국가폭력에 저항해 온 할머니에게 이 상이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광주여성대회는 ‘3·8여성상’ 시상식 이외에도 광주여성선언문 발표, 참가단체 회원들의 공연 등도 진행됐다. 행사장 로비에서는 △광주여성의 전화 ‘광주성폭력상담소’ △여성이 바꾼다 2010 지방선거’ 부스 △‘함께 해요’ 풍선 아트 △주여성의 전화 한울자활 회원들의 ‘작품 전시·판매’ 등 다양한부대행사도 펼쳐졌다.
행사를 주관한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선언문을 통해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성 참정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며 “여성에게 이뤄지는 폭력과 차별에 맞서고, 평등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실천하고 노력하자”고 말했다.
한편 ‘3·8여성상’ 역대 수상자(단체)는 ▲로케트전기해고자복직투쟁위·전국여성노조광주전남지부(1회·2005년) ▲2회 현대차노조판매본부 광주전남지부 여성분회(2회·2007년) ▲광주시청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들·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3회·2008년) ▲전국여성노조광주전남지부 사서지회 복직노동자 3인(4회·2009년) 등이 있다.
문의 062-361-60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