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산업이 아니다”
“교육은 산업이 아니다”
  • 최유진 기자
  • 승인 2010.04.1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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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핀란드 아트디렉터 안애경(Amie Ann)씨

▲ 핀란드 아트디렉터 안애경(Amie Ann)씨.

북유럽의 겨울 나라 ‘핀란드’의 아이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적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 그런데도 학업성취도 국제비교(PISA)에서 해마다 세계 1, 2위를 놓치지 않는다.

핀란드 현지에 거주하며 지난 15년 동안 아트디렉터로 활동해온 안애경 씨는 “자신의 자녀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건강하게 자라야 한다는 기본적인 의식들이 국민 공통의 생각이다”며 “정치인들 역시 교육이나 예술은 타협하거나 효율성을 따지는 것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이 비결이다”고 확신했다.

안 디렉터는 “학생들의 편견과 선입견은 대개 어른들로부터 기인하는 데 그 동안 그 곳에서 보아온 핀란드 국민들은 대체로 편협하지 않았다”며 “‘내 아이만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야비한 경쟁 교육의 편린들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유인 즉 “오냐오냐 키우던 자녀가 건장하게 자라서 사회의 일원이 된다 하더라도, 적절한 교육과 주변의 관심을 받지 못한 이웃이 있다면 사회적 문제와 책임이 뒤따르는 말썽이 생기기 때문이다”며 “국민은 소득에 따라 세금을 내는 데에 불평이 없고, 오히려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국가의 교육 정책과 교사를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핀란드 어린이들은 남녀 차별 없이 수업시간에 뜨개질 하는 방법을 배운다. ⓒ안애경
이어 그녀는 “도시든 시골이든 핀란드 어느 곳을 가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교육을 받음으로써 교육적 차별도 없다”며 “뒤쳐지거나 지나치게 자유분방해 수업에 방해가 되는 학생이 있더라도 교사들은 학생들의 ‘인권’을 생각해 효과적인 방법으로 지도한다”고 실상을 전했다.

이밖에도 성별이나 연령을 가리지 않고 목공, 요리, 뜨개질, 재봉틀 등의 실습 시간이 필수(이는 전인 교육을 돕는다)라는 점도 특별하다. 혹 정해진 시간표가 있더라도 날씨에 따라서 혹은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수시로 바깥 활동이나 실습을 즐긴다.

“체험은 교과서보다 더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핀란드의 교육을 설명하며 안 디렉터의 경험 사례도 덧붙여졌다.

언젠가 학교·박물관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박물관에서 전시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휠체어가 들어올 수 없거나, 접근이 불가능한 전시물이 있다면 그 기획은 과감히 빼버렸다는 것.

그녀는 “그 어떤 교육 현장을 가더라도 ‘차별’과 ‘비교’는 찾아볼 수 없다”며 “이미 한국의 교육은 상업주의에 젖었다.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깨어나 아래로부터 규제하고 바꿔나가려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안애경(Amie Ann) 씨는 아티스트와 디자이너, 큐레이터 그리고 아트디렉터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한국과 핀란드 간의 문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핀란드 국립 박물관과 핀란드 공예 박물관, 디자인 뮤지엄, 헬싱키 아트센터 등 여러 기관의 초대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핀란드 디자인 산책(2009, 나무수 펴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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