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청 청소용역 노동자 37일째 노숙농성
30명 전원이 농성에 참가하지 못하는 이유는 당장 필요한 생계비라도 벌려는 것. 그렇지 않으면 계약조항을 지키지 않고 책임을 떠넘기는 업체와 관리·감독기관으로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서구청과의 시간 싸움에서 무릎을 꿇기 때문이다.
지난달 13일 서구청 공무원 30여명이 천막 농성장을 강제 철거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날 저녁부터 노동자 30여명은 노숙농성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천막이 뜯겨나간 자리는 비닐막을 덮고 대나무 장대 두 개로 기둥을 세우고 PVC파이프로 얼기설기 엮은 간이천막이 대신했다.
이들이 37일간 낮밤 없는 천막농성을 이어가는 이유는 미래산업이 서구청과 체결한 위수탁 계약서 14조 4항의 위탁자 준수사항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약서에 기존 수탁업체 종업원에 대한 퇴직금 및 근속연수 승계, 임금부문 계약준수제(2010년도 원가계산 용역결과를 기준으로 한 임금지급) 등을 약속하는 조건으로 미래산업이 2010년 1월부로 서구 청소용역서비스를 대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럼에도 업체 측은 2억원의 적자를 구실로 조항을 준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공공노조 미래환경산업개발 조명환 분회장은 “계약사항을 준수하지도 못하고 적자를 내는 업체가 서구민을 상대로 질 나은 서비스를 계속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 분회장은 “재활용품과 폐기물수거를 하면서 돈이 안 되는 재활용품과 폐기물은 불법적으로 매립하고 있다”며 “매립·소각비용은 서구청에서 지불하고, 대형폐기물 수거비용을 업체가 받아가 서구민의 혈세를 이중으로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분회장은 “서구민이 질 좋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선, 미래산업과 계약을 철회하고, 서구청이 청소용역을 직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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