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레지던스프로그램 이렇게 제안한다
국제레지던스프로그램 이렇게 제안한다
  • 김성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 승인 2013.07.1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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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은 큰 개념으로 볼 때 아시아 지역의 문화예술 자원들이 광주에서 집적되고 교류와 융합·창조를 통해 새로운 문화예술을 창조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문화전당을 창작발전소로 기능하게 하고, 부속기구 증 하나인 문화창조원은 전세계 다분야 창작자를 대상으로 아이디어 개발을 위한 창작·실험, 워크숍 및 협업·교류할 수 있는 레지던스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저명한 전문가를 초빙하여 창작자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창작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추진하게 된다.(아시아문화중심도시 종합계획 수정계획에서 발췌)
이에 따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에서도 구 서구청 건물을 레지던스프로그램 공간으로 정해 두고 있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이 프로그램을 실행하면서 예술가, 또는 예술기관·단체 운영자들이 교류와 교육 등의 활동을 펴고 있다. 또 프로그램에 따라 주제가 정해지거나, 지역사회와 공공사업을 편다거나, 아니면 자유롭게 체류하게 한다거나 여러 요구사항이 부여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는 문화전당이 개관되면 이 레지던스프로그램 참여자들이 문화전당 문화창조원에서 창작활동을 하게 될 공산이 크다. 왜냐면 창작품이 단기 체류하는 예술인들에 의해 며칠만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필자는 2006년 의재창작스튜디오 본부장으로 ‘아시아문화예술인 거주프로그램’을 책임맡았던 경험이 있어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문화전당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300명 이상이 참여하는 레즈던스프로그램이 상설화되어야 한다. 문화전당이 문을 연다고 국내외의 예술인들이 자발적으로 몰려올 가능성이 있을까. 문화전당에서 며칠짜리 국제학술행사가 열린다고 해도 교류는 될망정 문화예술의 융합이 이루어지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적어도 수백명의 외지 예술인들이 일정기간 광주에 머무르면서 지역사회와 서로 교류하고, 광주정신을 탐닉하고, 스킨십을 가지면서 서로 소통하여야 문화예술의 교류나 융합이 가능해진다고 본다. 따라서 거대한 문화전당에 창작열기가 넘쳐나려면 상주 예술인들이 적어도 이 숫자 이상이 있어야 한다. 현재 준비 중인 프로그램에 이런 구상이 반영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둘째, 초청 예술인들에 대해 충분한 창작환경을 제공하는 일이다. 이들을 레지던스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일은 새로운 창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다. 외지인들을 광주에 데려와 공간만 주는 것만으로 소기의 임무를 다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아무 걱정 않고 창작에 몰두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하다. 따라서 광주에서 충분히 생활할 수 있도록 창작지원비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
경험으로 볼 때 일부 아시아지역 예술인들은 소득이 낮아 밥을 굶는 경우도 있었다. 초청장을 받고 국내에 들어오는데도 출입국관리소가 까다롭게 입국 목적을 따지므로 여기에 대한 서비스를 해 주어야 한다. 참여자들이 지역사회 예술인들과 교감하거나 공동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통역자 배정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들에게는 광주뿐만 아니라 서울 부산 등지의 문화예술행사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여행 프로그램도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섬세한 부분까지 배려할 수 있는 경험자들이 운영하여야 한다.
셋째, 레지던스공간을 광주 시내 여러 군데에 배치하여 선택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현재는 추진단이 구 서구청을 리모델링하여 사업을 펼 계획이지만, 예술인들은 여러 장르에 걸쳐 참여하고, 각자가 추구하는 창조활동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여러 군데를 레지던스 공간으로 사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운영자가 관리의 편의성만 생각하고 한 군데에 몰아넣어 자칫 수용소 같다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간분야의 공간도 레지던스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문화전당 만큼 중요한 일이 바로 이 레지던스프로그램이라고 본다. 그들이야 말로 창작품을 만들어 낼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한 활발한 논의는 전개되지 않아 문제를 제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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