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자동차 함께 타기 '이제는 옛말'
'카풀' 자동차 함께 타기 '이제는 옛말'
  • 송선옥 기자
  • 승인 2014.03.1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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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분위기 반영, 불편하고 신뢰할 수 없어

몇년 전만 해도 직장동료끼리, 이웃기리 자동차를 함께 타는 '카풀'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카풀을 찾기 힘들어졌다. 불편한 데다 상대가 누구인지 신뢰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지역 생활정보신문 사랑방신문이 올해 1~2월 두 달간 게재된 ‘승용차 함께 타기’ 광고 건수는 불과 27건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54건)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지난 2010년만 해도 1,354건을 기록했던 카풀 광고는 2011년 685건, 2012년 505건, 2013년 329건으로 3년 연속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 3일 사랑방신문을 통해 카풀 광고를 게재한 최모 씨는 “광주 서구 금호지구에서 광산구 수완지구로 이사 오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딸을 통학시켜야 되는 상황이 되면서 함께 카풀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게 됐다”며 “일주일 가량 광고를 냈지만 결국 카풀 대상을 찾지 못해 매일 아침 혼자서 딸을 통학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카풀’은 목적지가 동일하거나 같은 방향인 운전자들이 한 대의 승용차로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먼 거리를 통학하는 학생 또는 주머니 가벼운 직장인들이 기름값을 절약하고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용하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더구나 카풀은 지루한 통학길이나 출퇴근길을 누군가와 함께 할 수 있고 인맥까지 넓힐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몇 년 전만 해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러한 카풀 문화가 최근 들어 사라지고 있는 것은 각박하고 흉흉한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모르는 사람과 한 공간에 있다는 자체가 불편하면서도 상대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딸을 한 명 키우고 있다는 주부 박 모(44) 씨는 “TV만 켜면 사건사고가 넘쳐나는데 어떻게 낯선 사람 차에 자식을 태워 보낼 수 있겠냐”며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카풀이 꺼려지는 게 현실”이라면서 씁쓸해했다.

광산구 수완동에서 동구 학동까지 매일 출퇴근한다는 직장인 김 모(24) 씨는 “원래 알던 지인이라면 몰라도 전혀 모르는 사람이랑 카풀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불편하게 가느니 그냥 내 돈 주고 편하게 버스 타고 가는 게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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