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
북구 유동의 한 카페에서 김중길 남광MTB 동호회 회장을 만났다. 그는 70대지만 자전거를 즐겨 타면서 건강을 관리해, 그 나이로 도저히 보이지 않았다.
김 회장의 본업은 개인택시 기사다. 그는 광주시민으로서, 개인택시 기사로서, 자전거 동호인으로서 평소 자신이 생각하던 바를 담담하게 풀어 놓았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마흔네 번째 순서는 김중길 회장과 대화를 나눠봤다.
▲만약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저는 개인택시를 운행하고 있고, 또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평소에 느꼈던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갈수록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많아지고 있고, 자전거 동호회에 가입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전거 도로도 많이 개통되고 있고요.
자전거를 타다보면 시내주행을 할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광주 시내의 자전거 도로는 인도와 겹쳐서 만들어 놓은 곳이 많습니다. 이것이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가 됩니다.
인도의 넓이가 한정돼 있는데 거기다 자전거 도로를 만들다보니 보행자와 사고 날 확률이 높은 것이죠. 하지만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의 몫입니다.
그래서 차도로 내려가 자전거를 타게 되는데, 차도 자전거에 큰 위협이 되는 건 사실이죠. 그래서 쫓기다시피 운동을 할 수밖에 없는 여건입니다.
또한 자전거 도로가 끊기다가 또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차라리 버스전용 차선처럼 한쪽에 선을 그어서 자전거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마 모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바람일 것이에요.
시내를 벗어나면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지만, 시내 안에서의 이런 부분이 참 아쉽습니다.
▲그렇다면 광주시가 자전거 타기의 생활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다른 시·도에는 단체장배 자전거 대회가 많이 있어요.
광주도 예전엔 했었는데 지금은 전혀 없는 상태입니다. 광주의 자전거 동호회원들은 외지로 나가서 대회에 참여해야 해요.
얼마든지 활성화시켜서 외부 동호인들을 유치해 시합을 가질 수 있을 텐데, 시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또, 광주 생활체육회에 자전거연합회가 있습니다. 하지만 유독 광주에선 자전거연합회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연합회장이나 임원이 열심히 뛰어주면 광주의 자전거 동호인들도 덕을 많이 볼 수 있는데 현재 광주자전거연합회가 미약한 것 같아요.
동호회가 형성돼서 연합회장도 만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동호인들의 책임도 있겠죠. 하지만 시에서 관심을 가지고 뒷받침을 해주면 연합회 임원들도 활력을 얻고 열심히 해서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시민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운전하는 사람은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영업택시는 광주시내 곳곳을 누비는 직종이잖아요. 도로 사정이야 건의한다고 해서 금방 바뀔 수 있는 것이 아니겠지만, 영업적인 차원에서 이야기 해볼까 해요.
광주에도 택시 승강장이 많지만, 승강장이 아닌 곳에서 택시가 주정차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곳이 빈번하게 있고, 그곳에서 손님들이 택시를 많이 탑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사들이 그 자리를 선호하는 것이죠.
하지만 위법인 경우가 많아요. 위법이니까 하지 않는 것이 맞지만, 규제를 조금 완화시켜줬으면 좋겠습니다.
출퇴근 시간 등 복잡한 시간대에는 하지 못하게 하고, 차량 통행이 줄어드는 여유로운 시간대에는 주차해서 손님을 실을 수 있게 해줬으면 해요.
시간대별로 단속기준을 달리 한다면 탄력적이고 능동적인 체계가 될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진월동 육교 쪽에 원래 택시 승강장이 있었는데 육교가 철거되면서 승강장도 폐쇄됐어요. 거기서 손님들이 많이 나오는데, 지금은 카메라를 설치하고 주차금지구역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사실 그런 자리는 택시기사 입장에서 굉장히 아쉽죠. 좀 더 융통성 있는 단속이 이뤄진다면, 택시기사들 삶에 보탬이 될 것 같습니다.
택시기사도 광주광역시 시민의 한 사람이거든요.
▲그밖에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는 70대지만, 보다시피 무척 건강합니다. 이런 건강과 정신 상태를 가졌으면 어딜 가도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을 한다고 치면 현실적으로 나이를 보고 잘라요. 분명 저처럼 건강하고 의욕이 넘치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말만 100세 시대를 강조하지 실질적으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려고 하지 않아요.
식당에서도 여자 종업원을 구하기 어렵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40~50대는 자존심 때문에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이상은 식당에서 고용하려고 하지 않고요. 하지만 제가 봤을 때, 현대에 와서 60대면 ‘각시’거든요.
젊은 사람들은 에너지가 넘치지만 어디로 튈지 몰라요. 하지만 나이든 사람들은 말없이 자기 자리를 지킬 줄 아는 인내심이 있습니다.
시에서 퇴직하고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만들어주면 그 사람들에겐 최고의 행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