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
북구 신안동의 한 카페에서 이지훈 씨를 만났다.
그는 청년들이 타지로 가지 않아도 광주에서 충분히 먹고 살 수 있고, 광주로 오려고 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활기찬 도시가 되기를 꿈꾸는 청년이었다.
작년에 도심 속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물총축제를 기획했고, 올해는 단순히 물놀이뿐만 아니라 10대와 20대가 알면 좋을만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물총축제를 구상하고 있다. 올해 물총축제는 금남로 차 없는 거리에서 오는 7월11일에 열린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마흔다섯 번째 순서는 이지훈 광주물총축제 기획자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만약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요?
-먼저 제가 청년이다 보니까 청년정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처음 광주물총축제를 시작할 때 관심 있는 청년들이 모였었습니다.
여름에 타지로 나가지 않고 광주에서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콘텐츠가 물총축제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광주에서 청년들이 뭔가 시도하는 것이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을 그때 느꼈습니다.
우리가 이런 축제를 구상하고 있으니 도움을 달라고 관청에도 찾아 갔었지만 번번이 ‘너희가 누군데’, ‘만약 잘 안되면 책임은 누가 질 건데’ 등의 반응이었죠.
청년들이 프로젝트성으로 뭔가를 기획하고 실행하기가 어렵다는 말입니다.
광주에서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여는 문화행사가 얼마나 있을까요. 여러 가지 문화활동을 하겠다고 나서긴 하는데 행정에선 다 안 된다고만 합니다.
청년들은 당연히 경험이 없으니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시나 구 등 관청에서 안 된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요.
방법을 알려주면 청년들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경험하고 배운 청년들은 광주의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 청년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문화행사를 열어갈 수 있는 구조가 된다면 광주의 발전에도 무척 큰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현재 우리 지역에서 청년들이 여는 문화행사는 소규모로 열립니다. 청년들이 모험하고 도전하려고 할 때에 행정에서 장려하고 기회를 열어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몇몇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도전하고, 조그마한 행사에서 좀 더 큰 행사로 발전해 여러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장이 늘어났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청년인재육성과가 만들어졌는데요. 바라는 점이 있다면?
-청년인재육성과가 처음 생겼을 당시 청년들이 뭔가를 하고자 할 때 뒷받침을 잘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어요. 청년들의 도전과 고민들에 대해 원스톱으로 해결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실질적으로 청년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청년들의 요구 사항들을 전체적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서포터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청년위원회를 모집하는 과정에서도 면접이 평일 오후에 진행됐습니다. 직장을 가진 청년은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면접에 가지 않으면 점수가 마이너스 됐어요. 이런 부분들에서 행정이 좀 더 열려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또한 청년위원회가 청년들과의 만남은 있지만, 뚜렷하게 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청년들이 서로 만나고 교류하다보면 청년들의 요구를 알 수 있을 것이고, 정책에 반영할 수 있을 텐데 일로서만 접근하는 느낌입니다.
▲곧 청년들의 교류 공간 역할을 하게 될 청년센터가 문을 여는데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일단 청년센터라는 공간이 생기면 청년들이 모이긴 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전에 청년들의 요구를 공론할 수 있는 공간이 우선돼야 합니다.
사실 청년센터가 뭘 하려고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에요. 개관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 공간에 대해 크게 기대하거나 하지는 않는 느낌입니다.
예전에도 시의 필요에 의해 광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이 이끄는 단체나 기업들이 몇 번 모인 적이 있어요. 하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습니다.
시에서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중재하고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각자 다른 요구를 묶어내지 못하고 흩어져 버렸죠.
청년센터를 통해 많은 청년들이 모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광주물총축제를 기획했는데, 물총축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저는 물총축제를 도심 속의 이색피서라고 표현해요. 물놀이를 한다고 하면 왠지 멀리 가야할 것 같지만, 도심에서도 시민들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재밌게 어울릴 수 있는 콘텐츠는 물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나 즐길 수 있지만 주요 타겟은 10대와 20대이고, 아이들이 어른들과 부딪히며 물총싸움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세이프티존을 따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작년엔 아이부모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는데 올해는 세이프티존에 따로 피서공간을 만들려고 계획 중에 있어요. 그 안에서 물놀이 하면서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고, 체험도 할 수 있는 공간을 구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도시민들이 큰 비용이나 부담 없이 어울릴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이익을 위한 축제가 아니라 공공성을 강조한 축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물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면서 광주의 10대와 20대가 꼭 알았으면 좋을 것 같은 콘텐츠를 준비했어요. ‘내일로’나 한국장학재단, 광주월드뮤직페스티벌 등의 단체·기관이 들어와서 홍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축제를 통해서 돈만 남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광주광역시장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몇 번 선거운동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총 5번 참여했는데 그 중 4번을 지고 마지막 1번은 이겼죠. 그게 바로 윤장현 시장이에요.
내가 선거운동을 했고, 내가 뽑은 시장이라는 애정도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고, 확실한 자기조직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선거 때 보면 여기저기에서 들러붙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사람들을 어떻게 다 챙길까 하는 우려도 될 정도였어요.
또한 시의 전체적인 행정을 시장 혼자 어떻게 다 하겠어요. 하지만 소신 있게 시정을 이끌어 가면 좋겠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을 테지만 지치지 않았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