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56) 이정대 YORK YORK 대표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56) 이정대 YORK YORK 대표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09.17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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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시 걸맞는 놀거리가 너무 없다
대인야시장 상업적으로 변해 안타까워
청년창업, 차별화된 색깔로 경쟁력 확보 필요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100명과의 대화’ 55회에 인터뷰했던 박수연 광주뮤지컬단 다락 대표에게 다음 사람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이정대 YORK YORK 대표를 추천했다.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물으니 되려 SNS를 하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현재 SNS를 통해 광주에서 가장 핫(hot)한 바비큐 음식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YORK YORK에서는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 찾는 사람이 많아 예약석을 비워두면 ‘자리가 있는데 왜 못 들어가게 하느냐’고 손님들이 항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정대 대표는 청년 창업가다. 올해 31살로 그렇게 나이가 많지 않다.
그는 YORK YORK 외에도 동명동 인근에서 ‘건강한 밥상 오늘’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기자도 전에 지인과 함께 이곳에서 몇 번 밥을 먹은 적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학생 시절 급식소에서 배식 받던 때가 떠오르는 스테인리스 식판에 한 끼니를 채울 정도의 반찬이 깔끔하게 나오는 집이다.

그는 대학을 자퇴하고 아르바이트를 해 모은 돈으로 25살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의 다양한 경험이 바탕이 돼 현재의 그를 만들었다.

이 대표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 놀기 좋아하는 청년이기도 하다. 그가 말한 ‘논다’는 ‘문화를 즐긴다’의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광주에서 놀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서울로 가야 하는 현실이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쉰여섯 번째 순서는 이정대 대표와 대화를 나눠봤다.

   
 
▲광주에 살면서 가장 필요하다고 느낀 것은 무엇인가?
-저는 노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하지만 광주엔 놀거리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죠. 굵직굵직한 행사도 다 수익을 창출하려고 하는 것이 눈에 보여서 재미가 없어요.
지방에 사는 사람 입장에선 놀거리가 없어서 공연을 보려고 해도 서울로 가서 보고 와야 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놀거리가 서울에 밀집돼 있어서 광주사람들은 놀거리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며 살아온 것 같아요.

문화도시라고 하지만 그 이름에 걸맞을 만큼 재미있는 행사는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아시아문화전당이 개관했는데 혹시 이를 통해 재미있는 것들이 생길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놀거리라고 하면 무엇을 말하는지?
-요즘 광주에서도 야시장이나 프리마켓 등이 곳곳에서 발생되고 있습니다. 재밌겠다 싶어서 찾아가긴 하는데, 실상 가보면 카테고리가 굉장히 좁아요. 뻔히 나오는 팔찌나 방향제 등 예측 가능한 것들이 많이 나오다보니까 기대하고 가는 입장에선 실망할 수밖에 없죠.
다른 지역에선 얼마 되진 않지만 자신이 직접 재배한 야채들을 들고 나와 서로 거래하는 장터도 있더라고요. 이처럼 소소하지만 재미있는 것들이 많은데, 아직까지 광주는 너무 뻔한 것들만 있는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또 대인야시장은 이제 너무 상업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돈이 돌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너무 변질된 것 같고,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죠. 저도 예전에 친구들과 함께 부스를 잡아서 소시지를 구워 팔아본 적이 있어요.

그때는 정말 재미로 즐기면서 했었는데, 지금은 더 좋은 자리를 맡으려고 아등바등합니다.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무엇보다 큰 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오다보니 상업적으로 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무척 안타깝습니다.
돈 벌려고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재미도 없어지는 것이죠.

야시장이 커지고 유명해지면서 가장 큰 웃음을 짓는 사람은 아마 건물주들일 것입니다.
동명동도 특색 있는 개인 상점들이 들어오면서 유명해진 동네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 정작 좋은 것은 집주인들이죠. 상점을 내서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월세를 올려 받는 것입니다.

동명동에서 장사하는 사람으로서 동명동이 좋아지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입장에선 안타깝습니다.

▲동명동의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에서 어떤 노력을 해줬으면 하나?
-사실 앞서 말한 내용은 시에서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외부에서 온 기획자들 말고 동명동에서 실제로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모아 의견을 듣고 지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외부에서 온 사람들은 실제로 이 동네의 정서를 모르고, 또 어떻게 보면 자기가 사는 곳이 아니니까 무책임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고 일단 멋들어진 기획만 합니다.

동명동이 주차문제도 심각하고, 원체 뜨거운 감자 같은 동네가 되다보니까 어떻게 하면 모두가 발전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습니다. 상인회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동명동에 들어온 친한 상점들끼리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사실 우리가 잘되기 위한 것이긴 하지만 그로 인해 동명동도 함께 잘될 수 있는 노력이 됐다고 생각해요.

그 결과 동명동 거리를 안내해줄 수 있는 지도를 만들거나, 동명동을 둘러보고 도장을 찍어오면 선물을 준다거나, 또 코스를 만들어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빵을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 등을 건의해보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다들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이라 시간을 낼 수는 없었죠.

▲청년 창업가로서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사실 저도 아직 성공한 사업가가 아니라서 조언을 해줄만한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 가게가 잘된다고 해서 앞으로도 잘될 것이란 보장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청년의 입장에서 정말로 획기적이고 괜찮은 아이템이 있어서 창업하면 좋겠지만, 대부분 쉽게 접하기 쉬운 것으로 시작을 합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곳과는 다른 경쟁력이 필요하죠. 자기 가게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색깔, 어딜 가도 이것만큼은 우리 가게밖에 없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창업은 무척 어렵습니다. 사업을 쉽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일단 시작하면 다 잘될 것 같은 기대를 가지고 시작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저는 생계를 위해 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매달리고 있습니다. 사업이란 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알아야 하고, 신경 써야 할 것도 많죠.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정말 많은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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