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63) 윤난실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장
100명과의 대화(63) 윤난실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장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5.11.18 2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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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의 일자리정책 고민됐으면
시민참여 통해 10년 계획 세우는 작업 필요
사회적 경제 활성화 위한 시장 역할 중요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윤난실 센터장을 만나기 위해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를 찾았다. 수완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원당산 꼭대기에 위치한 이곳의 풍광이 신선했다. 공익활동지원센터 건물은 수완동 택지개발 때 LH가 미술관을 지어 시에 기부채납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미술관으로서의 활용도가 떨어졌는데, 광산구에서 관리권을 가져와 리모델링해 주민참여플랫폼이란 이름으로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그리고 공익활동지원센터가 만들어지면서 사무공간을 주며 주민참여플랫폼의 운영업무를 맡긴 것이다.
윤난실 센터장은 사회적 경제와 마을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 몇 번이고 강조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예순세 번째 순서는 윤난실 센터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만약 당신이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
-공익활동지원센터 일을 하면서 자치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주민자치, 즉 주민의 힘을 키우는 것이죠. 예전에 시의원으로, 그리고 노동운동가로 활동할 때 권리투쟁의 중요성을 말했는데 뭔가 부족했어요. 그래서 자치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현재 이곳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저는 두 가지 정도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먼저 사회적경제나 마을공동체나 결국 핵심 키워드는 사람입니다. 사람이 무척 중요한 것입니다. 이것을 일자리정책과 연결시켜 보고 싶습니다.
마을공동체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커뮤니티 공간이에요. 광주의 100개 동에 동마다 1명씩 마을활동가 또는 마을사무장을 두거나, 작은 도서관을 실질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천 개의 작은 도서관을 만들고 이곳에 천 명의 마을사서를 두는 것이죠.

또한 공익활동지원센터가 있는 이곳, 원당숲 어울마루처럼 주민들이 와서 공부도 하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취미활동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활동이 이뤄지는 주민참여플랫폼이 더 많이 생겨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광산구에 4개의 주민참여플랫폼이 있는데, 광산에만 100여개, 광주시로 보면 500여개의 주민참여플랫폼이 생겨나 이곳에 플랫폼 매니저들이 상주하는 것이죠.
광주시장의 일자리정책은 이런 방식으로 고민되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로 사회적 경제와 관련해서 광주시의 사회적 경제 관련 정책이 사회적경제지원센터를 넘어서서 광주 경제의 10퍼센트를 사회적 경제로 키워가겠다는 등의 자기 목표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말로만 주민자치, 자치도시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이것이 광주공동체에 더 맞는 일자리 정책이고, 실효성 있는 자치공동체 정책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광주가 어떤 도시로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있어야 하고, 결국 다른 어떤 것보다도 이곳에 사는 주민들의 만족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즉, 광주라는 도시의 목표는 사람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주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이 설계될 필요가 있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임기가 시작하고 최소 6개월 정도 시민들과 함께 지난 20년을 평가해보고, 성과는 무엇인지, 한계나 문제점은 무엇인지 돌아보고, 시민참여를 통해 광주의 10년 계획을 세우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시민참여를 통한 광주의 10년 계획을 세우는 작업은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이 작업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동원이 아닌, 시민들이 기꺼이 진단과 계획을 세우는 일에 참여하도록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알림을 통해 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초대해서 고견을 내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초대하는 과정이 절반이라고 보는 것이고요. 그래서 이곳에 참여해 준 시민들과 함께 꾸준히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세부적인 설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주민참여라고 말하지만 자칫 동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권한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중요한 것이죠. 그 자리에 오는 사람들이 단순히 자문을 하기 위해 오느냐, 그것이 아니면 실제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느냐를 생각해봐야 하는 것입니다.
시민참여를 위해 초대하는 과정이 절반이라고 하면, 실질적인 권한이 있느냐 하는 것이 나머지 절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갈수록 주민참여형 행정으로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민들과의 피드백입니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결정된 부분에 대해 다시 주민들이 가져가는 것이죠. 시민들이 계획하고, 실행하고, 평가할 수 있는 정확한 시스템이 정착돼야 합니다. 따라서 각각의 정책들이 제도화될 수(일정하게 형식화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부분을 광주시가 검토했으면 좋겠어요.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즐거운 마을살이를 고민하는 마을학교 '꽃보다 도산'이 지난 9월 도산동주민센터에서 진행됐다.
▲사회적 경제를 강조했는데, 이와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사회적 경제는 이윤 중심이 아니라 살림살이 경제, 사람중심 경제입니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유치원에 다니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키워주는 것이 상품이 아니었단 말이죠. 어떤 날은 이 집 가서 밥 얻어먹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저 집 가서 놀다 오기도 했어요. 지금은 아이들을 이집 저집 맡기는 것이 잘못된 것으로 돼버렸어요.

사회적 경제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필요한 것을 사회적 관계를 통해 조달하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광주의 자동차산업에 대한 미래비전을 세우고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사회적 경제와 함께 두 가지 방향으로 광주경제를 꾸려가야 합니다. 광주에 맞는 협동경제로 가야한다는 것이죠.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 그것을 조달하는 과정이 마을 안에서 해결될 수 있다면 삶의 질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광주의 경제 문제를 촘촘하게 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광주시장이 예산 가져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경제를 어떻게 활성화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해 광주지역사회 각계와 네트워킹하고 일을 나눠보는 것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 우선 주민들이 사회적 경제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야 하겠죠. 필요한 물건을 백화점에서만 살 것이 아니라 동네협동조합이 만든 것을 사주자는 공익광고를 할 수 있을 겁니다. 언론사 사장들을 전부 모아 공익광고료를 줄 테니 각각의 개성 있는 공익광고를 만들어 달라고 한달지, 교육감과 긴밀히 협의해서 아이들에게 함께 쓰고 나눠 쓰는 것이 무엇인지 어릴 때부터 습관화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준비한달지 다양한 노력들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적 경제 안에선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해결하면서 관계를 만들어가게 됩니다. 이는 공동체라는 측면에서도 무척 중요한 경제적 방식인 것이죠.

광주광역시장은 광주광역시 전체를 지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주를 혁신할 수 있는 창의적인 사람들을 모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공부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지휘하는 것이죠. 지역사회 주체들과 이런 부분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역할을 나누고, 전체를 지휘할 수 있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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