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75) 김미연 함평여중 펜싱코치
100명과의 대화(75) 김미연 함평여중 펜싱코치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6.02.18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양 여부 확인해 실질적 혜택 돌아갈 수 있어야
노인들 원하는 것은 대화, 복지사 교육 확대 필요
학교 육성종목, 전교생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면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김미연 함평여중 펜싱코치를 북구 두암동에서 만났다. 그녀의 본업은 학교 운동부 코치이지만, 정식으로 앨범도 낸 신민요가수이기도 하다.
그녀는 민요가수가 된 이유에 대해 ‘봉사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녀는 평일 오전과 주말엔 민요가수로서 봉사를 하러 다니고, 평일 오후엔 학교 운동부 코치 선생님으로 돌아간다. 그녀는 어르신들이 ‘소외된 공간에 찾아와 줘서 고맙다’고 할 때 큰 행복을 느낀다고 했다. 그녀는 민요가수이자 봉사자로서, 그리고 학교 운동부 코치로서 자신이 생각하던 바를 담담히 이야기했다.
이번 100명과의 대화 일흔다섯 번째 순서는 김미연 함평여중 펜싱코치의 이야기다.

   
 
▲만약 당신이 광주광역시장이 된다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
-저는 봉사를 하기 위해 노래를 공부하게 됐습니다.
공연장이나 행사장에 나오기 힘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일대일로도 봉사를 하러 다녔어요. 그러다보니 그런 어르신들의 깊은 속마음도 들을 수 있었고, 안타까운 점도 많이 보이게 되더라고요.

어떤 분은 분명 자식이 있지만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자식의 소식조차 모르고 살아가고 있었죠. 자식이 부모를 버린 것입니다.
나라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도움을 줄 때는 일단 서류가 먼저입니다. 서류상으로는 이 어르신을 부양하는 부양가족이 있어 받지 못하는 혜택이 있지만, 실상은 전혀 부양받고 있지 않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직접 집에 방문하거나, 재능기부 봉사를 다닐 때 보니까 이런 독거노인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따라서 이런 부분에 대해 서류상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식들이 부모를 부양하고 있는지, 얼마나 자주 찾아오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실제로 자식들이 부양하고 있지 않은데 서류상에 부양가족이 있다고 되어 있는 경우에는 서류를 고쳐서 실질적으로 어르신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요양원에 들어갈 수 있는 문턱이 낮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혼자 사는 것에 비해 요양원은 천국이에요. 때 되면 식사 주고, 어르신들끼리 어울릴 수도 있으니까요.
자식이 없거나 돈을 낼 수 없는 처지라면 요양원에 들어갈 수 없는 것 같더라고요. 홀로 사는 분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요양원은 돈을 벌려는 수단이 되선 안 되잖아요. 요건이 안 되는 독거노인들에게도 이런 부분이 확대됐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봉사활동을 다니다보면 노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것 같다.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나.
-어르신들은 첫째로 외로움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그래도 거동할 수 있는 분들은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에 나가서 어울릴 수 있지만, 거동이 힘든 분들은 꼼짝없이 집에만 있어야 해요. 저처럼 집으로 직접 방문해서 봉사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경로당과 같이 어르신들이 모이는 장소에서 봉사나 행사가 이뤄집니다.
따라서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을 찾아오는 사람은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들입니다.

어르신들이 말하기를, 정말 정성을 다해 성심껏 봉사하고 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때는 정말 형식적으로 청소만 하고 가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어르신들이 바라는 것은 청소해주고, 밥 차려주고 가는 것이 아닙니다. 따뜻한 손길과 관심, 그리고 대화를 바라는 것이죠. 옆에 앉아 손도 잡아드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르신들이 기뻐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럴 때 정말 큰 보람을 얻습니다. 그리고 어르신들이 또 언제 올꺼냐고 물어볼 때는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고요.

따라서 어려운 분들의 속사정을  내다보고 깊이 있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봉사자나 노인복지사, 요양보호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르신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대화라는 점을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기왕 하는 것이니까 형식적으로 하기보다는 부모를 대하는 심정으로 정성껏 돌봤으면 하는 것이죠.

▲어떻게 민요가수로서 봉사를 시작하게 됐나.
-원래 재능기부 봉사를 하면서 트로트를 했었습니다. 봉사를 하기 위해 노래공부를 2006년부터 시작했어요. 마침 주변에 친구가 노래강사를 하고 있기도 했고요. 그래서 2009년부터 트로트로 재능기부 봉사를 다녔는데 트로트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그래서 어르신들 눈높이를 생각하다가 2010년부터 민요로 바꿔서 봉사를 하게 됐습니다.
전 어려서부터 할머니와 부모님을 모시고 살았기 때문에 어르신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쉽더라고요.
어차피 재능기부로 시작했기 때문에 어르신들에게 기쁨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큰 소망은 없어요. 목표를 가지고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망이나 기대는 없고, 어르신들에게 기쁨과 행복주기 위해 오래도록 봉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에서 체육을 가르치는 선생의 입장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저는 원래 펜싱이 전공입니다. 전남도 실업팀에 있다가 지금은 학교 운동부 코치를 맡고 있죠. 학교 운동부에서 힘든 것을 말하라고 하면 먼저 선수조달 문제입니다. 갈수록 부모들이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 추세이고, 특히 펜싱의 경우 비인기종목이어서 아이를 보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펜싱이 위험하다고 여기는 부모들이 많고, 아이들을 힘들게 키우지 않으려고 하니까요.

인기종목인 배드민턴이나 탁구 등은 그래도 생활체육으로 할 수 있는 공간이나 시설이 많이 있는데 펜싱은 그러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펜싱뿐만 아니라 다른 비인기종목과 관련해서도 장소를 마련해주면서 다양한 운동들을 시민들이 활발하게 배울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펜싱 연습장은 염주체육관에 한 개 있어요. 하지만 일반인들은 전혀 없고 학교팀들만 있습니다. 비인기종목이고, 일반인들이 봤을 때 생소한 것도 있지만 생활체육으로서 활발하게 홍보하고 운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체력이 국력이라고 했습니다. 건강한 자세에서 모든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옵니다. 하지만 학교 내부에서 운동에 별로 신경을 안 씁니다. 영어, 수학만 정말 열심히 가르칠 것이 아니라 체육시설이나 운동부 개선에도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어요.
특히 학교 내부적으로 특기생을 맡고 있는 학교들이 있어요. 그러면 이 부분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데 맡고 있다는 것만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육성종목이 있는 학교가 그 종목을 과목에 넣고, 체육점수에 반영한다면 아이들이 그 종목을 생활체육으로 가져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체력단련을 위해 막상 운동해보려 하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학교에서 배울 수 있다면 그 종목을 자신의 운동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말이죠. 일상생활 속에 체육이 몸에 밸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