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우슈비츠 수용소 관람을 마치고 입구로 나왔다. 이제 떠날 시간이다. 여행 가이드는 화장실 갈 시간 10분을 주었다.
필자는 서점부터 찾았다. 한글판 아우슈비츠 수용소 팜플렛을 샀다. 그리고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게시판들을 사진 찍었다.
#2.설 연휴에 입구에 설치된 게시판 사진들을 자세히 살폈다. 특히 네 개의 게시판이 인상적이다. 첫 번째 게시판은 홀로코스트 교육프로그램 안내이다.
1989년 공산주의 붕괴이후, 수십 만 명의 젊은이들이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함께 제2차 대전 중 독일 나치에 의해 희생된 수백 만 명의 유대인의 역사를 공부하기 위하여 폴란드를 방문한다.
이 교육 프로그램은 두 가지이다. 산 자의 행진(March of the Living) 그리고 기억과 희망의 행진 (March of the Remembrance and Hope) 프로그램이다.
‘산 자의 행진’ 프로그램은 전 세계 고등학교 학생들(대부분이 유대인 학생들)이 홀로코스트(Holocaust)와 관련된 곳 뿐만 아니라 유대인들의 삶과 문화 유적을 방문한다. 홀로코스트 추모일에 학생들은 나치 학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편견 · 증오에 반대하기 위하여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행진한다. 몇몇 그룹은 폴란드 방문 후에 이스라엘 여행을 한다.
‘기억과 희망의 행진’ 프로그램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종교와 배경을 불문한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홀로코스트와 제2차 세계대전의 학살을 공부함으로써 혐오의 위험성을 가르친다. 교육 장소는 산자의 행진 프로그램과 거의 동일하다.
이 두 프로그램 모두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은 그들의 경험을 젊은 사람들과 공유한다.
두 번째 안내판은 ‘해방 기억의 공유’(Sharing Memories of Liberation)이다. 이는 제2차 세계 대전 참전자와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제2차 세계대전을 기억하는 것이다.
세 번째 안내판은 제2차 세계대전 해방자와 생존자이다. 여기에는 미군 해방자 릭 캐리어(Rick Carrier)와 1945.4.11.에 해방된 어빙 로스(Irving Roth)의 만남이 적혀있다.
네 번째 안내판에는 3명의 여자 사진이 있다. 사진을 살펴보니 가운데 있는 여자가 <안네의 일기(2009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로 유명한 안네 프랑크(Anne Frank 1929∽1945)이다. 안네 프랑크 좌우에 있는 여자는 누구인지 모르겠다. 자세히 보니 크리스티나 비투스카(Krystyna Wituska 1920∽1944)와 한나 세네쉬(Hannah Senesh 1921∽1944)이다.
그런데 안내판 아랫부분에는 ‘글쓰기를 통한 저항(Resistance through Writing)이라고 적혀 있다.
“이 작가들은 지독한 잔인성 앞에서도 그들의 정신은 무너지지 않았다. 안네 프랑크는 숨어서, 크리스티나 비투스카는 감옥에서 증오로 가득 찬 나치 선언을 극복하고 휴매니티한 글들을 썼다. 유대인 돌격대 한나 세네쉬는 팔레스타인에서, 돌격대원으로서, 부다페스트의 감옥에서 시를 썼다.”
그러면 세 여자의 삶을 살펴본다. 안네 프랑크는 1942년부터 1944년까지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숨어 지냈다. 13세 생일선물로 일기장을 받은 안네는 1942년 6월부터, 은신처가 게슈타포에게 발각되어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압송된 1944년 8월까지 약 2년 2개월 동안 일기를 썼다.
그런데 안네는 베르겐 벨젠(Bergen-Belsen) 수용소로 이송되어 1945년 3월에 장티푸스로 사망 했다.
1941년에 폴란드 지하조직에 참여한 크리스티나 비투스카는 1942년에 체포되었다. 그녀는 감옥에서 글쓰기를 계속했고, 1944년 6월26일 라이프니츠 근처의 할레 살레(Halle-Saale)에서 교수형에 처해졌다. 오늘날 할레 살레에는 그녀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이 기념비는 그녀를 사형 선고한 공무원의 딸 임가드 신너(Irmgard Sinner)가 주도했다.
한나 세네쉬는 1939년에 헝가리에서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그녀는 유럽 나치 전선에 투입되었다가 체포되어1944.11.7 처형되었는데 감동의 시들을 남겼다.
#3. 기억하라. 그런데 그 방식은 여러 가지이다. 기념일을 통해서, 기념관을 구경하면서, 대화로, 문학으로, 음악과 미술 · 영화로.
5.18 민주화운동도 세월호 참사도 그렇게 기억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