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기 사용 구조의 문제점
대한민국 전기 사용 구조의 문제점
  • 연세대학교 식품영양학과 1학년 심건우
  • 승인 2017.12.0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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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요금은 예나 지금이나 매달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위협한다.

특히 에어컨을 사용하는 여름철과 전기장판을 이용하는 겨울철에는 혹여 전기 요금 폭탄을 맞게 될까 다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전기 요금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전기를 많이 쓰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기 요금 ‘구조’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폭탄의 주범은 ‘누진세 제도’이다. 이 제도에서는 전기를 쓰면 쓸수록 단위 전력 당 더 많은 요금을 부과한다. 한국 전력은 최대 11.7배까지 부과되던 누진세를 2016년 12월 1일 부터 매 200kWh 단위로 최대 3배까지 적용되게 완화하였다.

이제 1kWh 당 93.3원에서 시작해서 400kWh 초과 사용 시에는 1kWh 당 280.6원을 지불하게 된다.(주택용 ‘저압’ 기준) 하지만 이것이 국민들의 전기 씀씀이를 커지게 하기에는 부족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7년 3/4분기(7월, 8월, 9월)에 주택용 전력 소비량은 전년도 대비 단 0.5% 증가하고 오히려 산업용 전력 소비량이 5.7%로 큰 폭 상승하였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의 전기 사용 비율은 주택용 사용량이 겨우 12.9%이지만 산업용은 53%에 이르러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반면 OECD 국가들은 평균적으로 일반/공공, 주택용, 산업용 비율이 거의 비슷하다. 2015년 OECD의 1인당 주택용 전력 사용량 평균은 2493kWh이다. 같은 기간 한국의 1인당 주택용 전력 사용량 평균은 1362kWh이다. 한전에서 발표한 2015년 월 평균 가구 당 전력 사용량은 223kWh으로 27,930원에 해당한다.

만약 한국에서 OECD 평균만큼 전력을 사용한다면 월 561kWh를 사용하여(1가구 평균 2.7명 기준-통계청) 123,600원을 내게 될 것이다.

산업용 전력 사용을 위해 ‘누진세 제도’를 통해 주택용 전력 사용을 제한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산업용 경부하 시간대 사용 비중은 주목할 만하다. 산업용 전력 요금은 시간대별로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시간대인 낮에는 최대부하 요금, 가장 적게 쓰는 시간대인 새벽(오후11시~오전9시)에는 경부하 요금, 나머지 시간대에는 중간부하 요금을 적용한다.

중요한 점은 경부하 시간대의 전기 요금이 과도하게 저렴하다는 것을 이용하여 기업들이 이 시간대의 전력을 펑펑 쓰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2016년 산업용 경부하 시간대 사용 비중은 전체 산업용 전력 판매량의 50%(1억 3841만MWh)에 달했다.

같은 기간 주택용 전력 판매량이 6805MWh인 것을 감안하면 산업용 경부하 시간대 사용량만 해도 주택용 전력 판매량의 2배가 넘는 것이다. 심야 시간에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기업은 주로 자동화 설비가 되어있는 대기업 및 중견기업이다. 직원이 출근하는 시간에만 공장을 가동할 수밖에 없는 기업들이 경부하 전력 판매에서 발생하는 손해를 메워주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가시화되어 앞으로 전력 수급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한국 전력은 현재 전체 전력 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 전력 사용보다는 ‘주택용’ 전력 사용을 억제하고 있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전력 수급을 더욱 어렵게 하고, 국민들의 풍요로운 삶을 방해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더 ‘밝은’ 내일을 위하여 정부와 한국 전력은 산업용 경부하 요금을 대폭 인상하고 최대부하 요금을 인하하여 대기업의 부담을 늘리고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여야한다. 또한 ‘누진세 제도’를 더욱 완화하거나 철폐하여 국민의 윤택한 삶을 보장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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