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으로 무장한 거리의 음악사
인디밴드 ‘우물안개구리’
인디밴드 ‘우물안개구리’
젊은 날의 취기는 때론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괴상한 용기를 발휘한다. “하고 싶다”고 꿈만 꾸는 이들에게 “그럼, 하면 되지”라는 간단하지만 명쾌한 답을 내놓는 ‘청춘’들의 괴력은 “하면 된다‘는 무대포 정신에서 비롯된다.
음악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길거리 공연은 대학로에선 흔히 볼 수 있는 낯익은 풍경이지만 광주에선 꽤나 낯설다. 대학로 뿐 아니라 증심사, 버스정류장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색깔 있는 거리공연을 펼치는 인디밴드 ‘우물안개구리’에게 주 무대란 없다. 발길 닿는 대로, 음악이 허락되는 곳이면 그곳이 어디든 곧 무대가 된다.
성치(최주성, 24, 베이스기타), 쇼걸(성민걸, 24, 기타), 괴수(박수지, 23, 멜로디언·건반)로 이뤄진 ‘우물안개구리’는 음악으로 똘똘 뭉친 거리의 음악사다. 음악이 이들에게 조건을 내걸지 않은 것처럼 ‘우물안개구리’ 역시 음악에 차별을 두지 않는다.
밴드 리더인 성치는 “순간의 감정에 충실해 곡을 만드는 것처럼 공연 역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한다”며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 밴드의 색깔이다”고 말했다.
그때그때 충만한 ‘필’에 따라 하고 싶은 음악이 달라지듯 이들의 무대 역시 늘 예기치 못한 곳에서 마주한다. 타고난 무대체질 덕인지 고요한 정자에서도, 새벽 두시 적막함이 흐르는 버스정류장에서도 이들은 거침이 없다. “단지 음악이 좋아서”라며 거침없이 말을 하는 이들에게 음악은 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쇼걸은 “한 번은 전대후문 횡단보도 앞에서 공연을 하려는데 옆에 서있는 외국인이 기타를 메고 있기에 손짓발짓 써가며 함께 합주했던 적도 있다”며 “또 어떤 날은 관객 하나 없이 적막하게 40분 공연하는 날이 있는가 하면 3, 40명의 환호를 받으며 공연하기도 한다”고 게릴라 공연의 묘미를 설명했다.
제대로 놀 줄 아는 ‘우물안개구리’의 쇼맨십 담당 쇼걸은 온 몸으로 노래한다. 쇼걸은 “우리는 제대로 놀 준비가 됐을 때 혼을 다해 공연 한다”며 “음악을 잘한다, 못한다는 기준 자체가 불분명한 것처럼 우리가 즐기면서 했다면 그 공연은 만족 한다”고 똑 부러진 답변을 했다. 재미없는 공연은 절대 사양이라는 이들의 실력 역시 만만치 않다. 광주청소년음악페스티벌 대상에 빛나는 이들의 실력은 멤버 모두 곡을 쓰고 악기를 연주하는 실력파다.
유일한 여성멤버인 괴수는 “멤버 모두 곡을 만들다 보니 보컬이 따로 정해진 게 아니라 곡을 만든 사람이 곧 보컬이다”며 “다들 색깔이 조금씩 다르다보니 공연이 더욱 풍성해진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성치는 “생활은 각자 해결하더라도 ‘우물안개구리’는 지금처럼 순수하게 음악으로 지켜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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