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한국 첫 노벨문학상 수상 '쾌거'
한강, 한국 첫 노벨문학상 수상 '쾌거'
  • 박어진 기자
  • 승인 2024.10.11 15: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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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여성 첫 수..."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
한강 "난 한국문학과 함께 자랐다

소설가 한강(54)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0일(현지 시각) 스웨덴 한림원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자로 선정한 소설가 한강(54)

한씨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높은 수준을 세계 최고 권위의 문학상을 통해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한씨 개인의 영예일 뿐 아니라 국가적 쾌거이기도 하다.

아시아 여성으로 최초 수상이다.
특히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에 이어 두 번째다.

10일(현지 시각) 스웨덴 한림원은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한 면을 강력하고 명료한 문체로 표현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 직후 한림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강은 “너무 놀랍고 영광이다.
아들과 저녁을 먹다가 수상 전화를 받았다.
그냥 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중에 수상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노벨 문학위원회 위원인 스웨덴 소설가 안나-카린 팜은 한강에 대해 “부드럽고 잔인하며 때로는 약간 초현실적인 강렬한 서정적 산문을 쓴다”고 했다.

2007년 작 소설 ‘채식주의자’로 2016년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뒤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0년 광주를 다룬 ‘소년이 온다’(2014),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2021) 등의 소설을 쓰면서 역사와 트라우마의 문제에 천착한 것이 노벨상 수상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한 ‘소년이 온다’에 대해서는 “역사 속 피해자들에게 목소리를 부여함으로써 증인 문학(witness literature)이라는 장르에 접근해 간다”고 했다.
응어리 맺힌 한(恨)을 건드려 해소하는 살풀이적 성격이 짙다는 것. “한강의 스타일은 간결하지만, 우리의 기대에서는 벗어난다.
죽은 자의 영혼을 몸에서 분리해 자신의 소멸을 목격할 수 있도록 한다. 묻히지 못하는 신원 미상의 시체를 보는 것은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모티브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했다.

애도의 과정을 그려내는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에 대해서는 “주목할 만한 최근작”이라고 칭하며 “1940년대 한국 제주에서 벌어진 학살의 그림자를 들추는 소설”이라고 했다.

그간 한강은 노벨 문학상 수상에 대해 선을 그어왔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메디치상 외국문학 부문을 한국 작가 최초로 받은 뒤에도 기자회견에서 “노벨 문학상이 가까워졌다고 보나”라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런 얘기는 처음 들었는데요”라며 가당치 않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아시아 여성 최초이자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에 대해 외신은 “예상치 못한 일”이라면서도 “한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스웨덴 아카데미가 밝힌 “현대 산문의 혁신가”라는 평에도 강한 동의를 표했다. 영국 가디언 역시 “한강은 그동안 여러 소설, 에세이 등을 통해 가부장제, 폭력, 슬픔, 인간애라는 주제를 다양하게 탐구해 왔다”면서 “취약한 존재, 특히 여성의 삶에 대해 뚜렷하게 느껴지는 공감은 한강의 은유가 가득한 산문(metaphorically charged prose)을 통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개인의 영광을 넘어 문화 강국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문학 작품을 읽고자 하는 세계 각국 문학 독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한국 문학 시장의 규모를 전에 없이 키우고, 한국 문학 국제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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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용 2024-10-12 03:05:16
한강 노벨상뉴스.
엠비씨는 온통 오일팔로 연결짓네.
그럼수상에대한 격을깍는건데.
언제까지 오일팔사태, 제주사삼사태, 여순반란사건이 사회의주워딩에서 벗어날까.